블로그스팟 워드프레스 고르는 방법

얼마 전 블로그스팟에서 워드프레스로 옮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글은 200개가 넘었지만 필요한 기능은 문의 양식 하나였다. 먼저 확인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왜 옮기려는지였다. 글만 발행할 거라면 이전 비용과 운영 부담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만 쓸지, 사이트를 운영할지 먼저 결정한다
블로그스팟은 호스팅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글을 발행하기 편하다. 기본 테마와 배치 기능으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고, 별도 도메인도 연결할 수 있다. 서버 업데이트나 플러그인 충돌을 직접 챙길 일도 적다. 글 발행이 주된 목적이고 운영에 쓸 시간이 부족하다면 충분히 실용적인 선택이다.
설치형 워드프레스는 호스팅을 고르고 직접 설치한다. 대신 테마, 게시물 구조, 기능을 폭넓게 바꿀 수 있다. 예약 시스템이나 회원 기능처럼 블로그 밖의 일이 늘어날 때 차이가 커진다. 다만 설치가 끝이 아니다. 코어·테마·플러그인 업데이트, 백업, 복구까지 운영 범위에 들어온다.
여기서 말하는 워드프레스는 직접 호스팅하는 설치형이다. 워드프레스닷컴은 호스팅이 포함된 서비스라 비용과 관리 범위가 다르다. 둘을 섞어 비교하면 필요한 예산부터 잘못 잡기 쉽다.
비용보다 관리할 시간을 먼저 계산한다
블로그스팟은 기본 블로그를 시작할 때 별도 호스팅 비용이 들지 않는다. 자체 도메인을 쓰면 도메인 비용은 따로 든다. 설치형 워드프레스는 소프트웨어 자체는 무료지만 호스팅과 도메인 비용이 필요하다. 유료 테마와 플러그인은 선택 사항이다. 처음부터 구매 목록에 넣을 이유는 없다.
실제 차이는 매달 드는 관리 시간에서 나온다. 워드프레스 사이트를 맡으면 나는 최소한 주 1회 업데이트 상태를 확인하고, 변경 전에는 복구 가능한 백업이 있는지 본다. 플러그인을 15개 깔아 놓고 몇 달씩 업데이트를 미루는 구성이 기능 5개짜리 사이트보다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를 자주 봤다. 개수 자체보다 각 플러그인의 필요성과 관리 상태가 중요하다.
속도를 위해 유료 최적화 플러그인부터 살 필요도 없다. 먼저 이미지 크기와 형식을 손보고, 쓰지 않는 플러그인을 지우고, 호스팅이 제공하는 캐시를 확인한다. 기능이 겹치는 캐시 플러그인을 함께 켜면 화면이 예전 상태로 보이거나 일부 기능이 깨질 수 있다. 변경은 한 번에 하나씩 하고 확인하는 편이 원인을 찾기 쉽다.
워드프레스가 필요하다면 작은 구성으로 시작한다
설치형 워드프레스를 고른다면 호스팅 계약 전에 자동 백업 주기, 복구 방법, 지원하는 워드프레스 환경을 확인한다. 백업 기능이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관리 화면에서 직접 복원할 수 있는지, 보관 기간이 얼마인지까지 봐야 사고 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설치 후에는 기본 테마나 관리가 꾸준한 가벼운 테마 하나로 시작한다. 문의 양식이 필요할 때만 관련 플러그인을 추가한다. 검색 설정과 글 주소 형식은 초기에 결정하고, 공개 후에는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 주소 형식을 바꾸면 기존 글로 들어오던 방문자가 오류 페이지를 볼 수 있다.
보안도 플러그인을 여러 개 쌓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강한 비밀번호와 2단계 인증을 적용하고, 사용하지 않는 계정·테마·플러그인을 삭제한다. 업데이트 전에는 파일과 데이터베이스를 함께 백업한다. 특히 테마나 플러그인을 한꺼번에 갱신하지 말고, 변경 뒤 첫 화면과 글, 문의 기능이 정상인지 확인한다.
블로그스팟에서 옮길 때는 글보다 주소를 확인한다
이미 운영 중인 블로그를 옮긴다면 블로그스팟의 설정에서 콘텐츠 백업 파일을 받고 테마도 별도로 저장한다. 구글 안내에 따라 테이크아웃으로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도 있다. 워드프레스 관리 화면에서는 도구의 가져오기 메뉴에서 블로거 가져오기 도구를 설치해 콘텐츠를 들여올 수 있다. 가져오기 전에 새 사이트에도 백업을 하나 만들어 둔다.
가져온 뒤에는 글 개수만 보지 말고 대표 글 10개 정도를 직접 연다. 본문 이미지, 댓글, 작성자, 카테고리, 내부 링크가 제대로 들어왔는지 확인한다. 가져오기가 중간에 실패했는데 바로 다시 실행하면 글이 중복될 수 있다. 먼저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확인한 뒤 재시도해야 한다.
가장 조심할 부분은 기존 글 주소다. 새 사이트에서 주소 구조와 글 이름이 달라지면 예전 주소로 들어온 방문자가 같은 글을 찾지 못한다. 자체 도메인을 쓰고 있었다면 도메인 연결을 바꾸기 전에 글별 이전 주소와 새 주소를 목록으로 만들고, 새 호스팅에서 필요한 리디렉션을 설정한다. 블로그스팟의 기본 주소를 쓰고 있었다면 같은 방식의 주소 이전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주소 이동을 확인하기 전에는 기존 블로그를 지우지 않는다.
글 발행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블로그스팟에 남는 것도 좋은 운영 판단이다. 반대로 블로그가 예약, 회원, 판매 같은 기능을 맡아야 한다면 워드프레스에 들이는 관리 시간이 값어치를 한다. 플랫폼보다 앞으로 1년 동안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구성을 고르는 게 오래 간다.
